2018년 종영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은 단순한 로맨스도, 전형적인 역사극도 아니었습니다.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고통, 사랑, 신념을 촘촘히 엮은 한 편의 서사시였습니다. 종영 이후 팬들 사이에서는 끊이지 않고 “시즌2”, 혹은 “후속 이야기”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 왔고, 최근엔 단순 후속 시즌이 아닌 ‘프리퀄’ 형식의 확장 세계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미스터 션사인 속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프리퀄 드라마 구성 시나리오를 작가의 시점에서 상상하며 제안해 봅니다. 미스터 션사인을 사랑한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려봤을 ‘그들의 젊은 시절’을 지금 만나보세요.
프리퀄로 이어지는 서사적 가능성
미스터 션사인은 대부분의 주요 인물이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했기에, 동일한 인물로 시즌2를 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각 인물들의 과거사와 성장 배경은 오히려 굉장한 서사적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 유진 초이의 미국 망명기
노비의 아들로 조선에서 탈출해 미국 해병 장교가 되기까지, 그 과정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어린 유진이 한인 사회에서 겪은 차별, 성장, 군 입대의 동기, 미국 내 내전과 인종 갈등 속에서 형성된 내면과 정의감은 충분히 단독 드라마의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 고애신의 유년기와 저항 정신의 뿌리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조부 고사홍 아래에서 양반 자제로 자라며 밀정 교육을 받습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훈련받고, 무기를 익히며 내면의 갈등을 극복했는지 자세히 다루지 않았습니다. 조선 여성으로서의 각성과 저항의 시작을 섬세하게 풀어낼 수 있는 프리퀄입니다. - 구동매 & 김희성 축 (사실 기반)
두 인물은 어린 시절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구동매는 백정의 아들로 철저한 차별 속에 조선 거리에서 살아남았고, 김희성은 조선 최고 양반가의 손자로 귀하게 자라 유학까지 떠납니다.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두 인물이 성인이 되어 조선의 몰락 앞에서 처음 만나 긴장과 연대를 형성하는 이야기 구조는, 프리퀄에서 병렬 서사로 구성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프리퀄 속 이야기 구조와 인물 확장
프리퀄 형식의 후속작은 기존 팬층을 만족시키면서도, 새로운 시청자에게는 독립적인 콘텐츠로 접근할 수 있는 강점을 갖습니다. 구성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 시기적 배경: 1870년대~1890년대 조선. 미스터 션사인이 시작되기 10~20년 전, 강화도조약 체결 직전의 격변기.
- 메인 캐릭터별 축:
- 유진 초이: 노비 탈출 → 미국 망명 → 브루클린 한인촌 → 해병 입대 → 조선 복귀. 과거 한인 독립운동가와의 인연을 통한 조국 인식 형성 가능.
- 고애신: 조부에게 밀정 교육을 받으며 조선 양반 여성으로 살아가는 내면 갈등, 첫 작전 실패와 각성 과정.
- 구동매: 부모의 억울한 죽음 이후 조선을 탈출, 일본 무신회로. 생존과 복수의 테두리 속에서 인간성을 지키려는 갈등.
- 김희성: 어린 시절의 무기력한 방관자에서 양심과 책임 사이에서 각성하는 지식인의 서사.
- 새로운 인물 추가: 유진 초이의 미국 시절 동료 장교, 고애신의 여성 무기 스승, 구동매의 조직 내 멘토 등 오리지널 캐릭터 투입으로 확장 가능.
제작 관점에서의 실현 가능성과 기대
실제 프리퀄 제작은 기존 배우들의 재출연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청년 시절을 다루는 만큼 젊은 배우들로 재캐스팅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접근입니다. 새로운 얼굴로 재해석되는 캐릭터는 오히려 참신한 몰입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넷플릭스나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은 세계관 확장 콘텐츠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프리퀄은 OTT 오리지널 콘텐츠로 기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제작 자유도와 감성적 연출의 폭도 더욱 넓어지며, 미스터 션사인의 고유한 서정성과 시대미를 유지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마련됩니다.
결론: 프리퀄은 미완의 감정을 완성하는 문학이다
미스터 션사인 프리퀄은 단순한 후속작이 아닙니다. 그것은 미완의 역사, 가려진 감정, 그리고 '지켜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문학적인 복원입니다. 유진 초이가 된 이유, 고애신이 타협하지 않았던 이유, 구동매가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이 모든 것이 프리퀄이라는 렌즈를 통해 다시 그려질 수 있습니다.
팬들이 기대하는 건 단지 다음 이야기가 아닌, 그 세계의 숨겨진 층위를 깊이 있게 탐험하는 새로운 문학적 시도입니다. 당신이 작가라면, 어떤 장면부터 시작하시겠습니까?